(서울=연합뉴스) 5개 정당 대표가 오는 12월19일 대통령선거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정정당당히 치르기로 `투명대선 협약'을 체결하고 한국노총은 창립 61주년 기념행사에서 대립과 투쟁 대신 대화를 통한 노사 공존 번영의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투명경영과 사회봉사를 강화하기 위해 이사회 자문기구로 윤리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9일 하루 동안 일어난 일들이지만 이 모든 게 투명사회와 상생(相生)사회 건설을 위한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과거에도 이런 약속들이 있었으나 공언(空言)으로 끝났다. 이번만큼은 공염불(空念佛)이 되지 않길 기대한다.
투명대선 협약은 ▲예비후보자 등록ㆍ심사에서부터 경선까지 모든 과정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 ▲적합한 절차에 따라 정치자금을 모금ㆍ지출하고 과정과 내용을 상시 공개 ▲지역주의, 금권, 흑색선전, 색깔공세 지양 ▲당 차원에서 (예비) 후보자들의 공정한 경쟁을 지도ㆍ감독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간 각종 선거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열거하고 있는 듯하다. 올해도 여야 모두 대선후보 선출을 놓고 치열한 당내 경선이 벌어지고 후보 간 본선 대결도 어느 때보다 공방이 예상되는 만큼 자발적인 투명선거 천명은 바람직하다. 각 정당의 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대선 협약을 체결한 것은 처음이다. 선거 때면 으레 나오는 구호에 그쳐서는 안될 것이다. 후보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부정한 선거운동에 속지 않는 국민의 높은 의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노총이 제시한 `사회개혁적 노조주의'는 향후 노동운동의 방향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그간 우리 노동운동은 노동자 권익 향상을 위해 큰 성과를 이뤄냈으나 파업 등 강경 일변도의 투쟁으로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는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해 민주노총 산하 현대차 노조의 13번에 걸친 파업과 양대 노총 간부들의 잇따른 비리 등 국민의 신뢰을 잃게 만든 사례는 무수히 많다. 이런 상황에서 조합원 90만명을 보유한 한국노총이 대화를 통해 노동자와 기업이 상생하는 길을 찾아나선 것이다. 노동부와 민주노총이 지난 2일 노사관계 로드맵 입법화를 둘러싼 갈등으로 작년 9월 이후 단절된 양측 간 대화 채널을 재구축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새로운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현대차의 윤리위원회는 계열사 내부거래 감사, 불공정 행위 등을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작년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횡령ㆍ배임'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현대차로서는 투명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투명경영 없이는 `글로벌 리더 기업'으로 도약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노사분규 없는 사업장'도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경제를 분석한 `다이아몬드 딜레마'의 저자이고 컨설팅 회사 맥스메이커의 한국지사 대표인 타릭 후세인씨는 "한국의 잠재력을 개발하려면 기업이 앞장서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이아몬드라는 한국 기업이 빛을 내려면 무엇보다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말이다. 정치와 기업의 투명성 제고와 노동계의 상생 정신이 진정 힘을 발휘해 우리 사회를 한 차원 높은 단계로 이끄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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